전체 글26 그림일기처럼 감정을 담는 법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해할 때, 그림보다 더 직관적인 도구는 없다고 생각한다.아이들이 끄적이는 선 하나에도 힘을 얼마나 주었는지, 길이는 어느 정도인지, 부드러운지 혹은 강한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종이 한 장과 연필 하나로 얼마나 많은 마음을 보여주는지 겪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1. 말로 하기 어려운 마음, 그림으로 흘러나오다“오늘 뭐가 제일 좋았어?” 아이에게 그렇게 물어보면 대답 대신 어깨를 으쓱하는 날이 있다. 특별히 기분이 나빴던 것도 아닌데, 그저 말이 나오지 않는 날.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는 데 아직 서툴다. 아니, 어쩌면 표현하는 방식이 다른 것일지도 모른다.그러던 아이가 조용히 크레파스를 꺼내 들고, 도화지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한다. 커다란 태양 아래 알록달록한 꽃을 그리기.. 2025. 7. 18. 아이와 예술과 감정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아이들이 어떤 존재인지조차 짐작을 하지 못했다. 나도 아이였으면서.내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내가 어릴 때 기억을 다시 떠올려볼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어른과 아이들의 말과 감정은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그 생각과 감정을 말이 아닌 몸짓과 표정으로 표현한다. 예술은 이러한 아이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더없이 좋은 수단이 된다. 1. 아이들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기분이 나빠", "짜증 나", "싫어"라는 단순한 말 뒤에는 설명되지 않은 수많은 감정의 결들이 숨어 있다. 왜 화가 났는지, 무엇이 무서웠는지, 스스로도 잘 모를 때가 많다.그럴 때 아이들은 몸으로 말하고, 표정으로 말.. 2025. 7. 18. 기쁨이 스며드는 순간 — 예술이 감정을 깨우는 방식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감정을 교차로 느낀다.누군가의 작은 메세지로 잠시 웃음을 짓는다거나, 청소하고 나서 뿌듯하고 행복한 마음이 든다거나, 혹은 아무 이유도 없이 문득 기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물론 슬픈 감정도 때때로 울컥 올라오기도 한다. 멍때리는 순간에도, 냉장고 문을여는 순간에도, 화장실에 가는 순간에도. 우리는 수많은 감정을 실시간으로 느끼고 처리하게 된다.그냥 일상에서도 이렇게 수많은 감정을 느끼는 우리에게 예술은 어떻게 작용할까. 1. 기쁨은 늘 갑작스럽게 찾아온다기쁨은 예고 없이, 때로는 말도 없이 불쑥 우리 마음에 찾아온다. 예를 들어, 햇살이 유난히 부드럽게 내려앉는 아침, 바쁜 하루 중 잠깐 멈춘 순간에 들리는 참새 소리,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 하나에 마음이 들썩일 때. 그런 .. 2025. 7. 17. 슬픔을 꺼내놓는 법— 예술이 말없이 해주는 일 모든 예술은 인간의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 예술은 우리에게 어떤 일을 해주는지 한 번쯤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감정을 건드리는 예술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1. 슬픔을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때어떤 슬픔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저 가슴 한구석에 가라앉아 있고, 생각날 때마다 물속처럼 젖은 감정만 올라온다. 누구에게 말하고 싶어도 적당한 단어가 없고, 그냥 조용히 흘려보내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날엔 억지로 웃지도 않고, 감정을 설명하려 들지도 않게 된다.우리는 종종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려 애쓴다. 슬픔을 슬픔이라 말하고,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것. 하지만 어떤 감정은 말로 옮기는 순간 왜곡되기도 한다. 말은 정확하지만, 감정은 도무지 담기지 않는 날이 있다. 그래서 때로는 말보다 그림 한 장, 멜로.. 2025. 7. 16. 마음의 언어, 색 색은 마음의 언어다— 내가 고른 색이 나를 말해준다 1. 우리는 왜 무의식적으로 색을 고를까옷장 앞에 선다. 아무 생각 없이 손이 간 셔츠를 꺼낸다. 화려한 색도 아니고, 유행 색도 아니다. 그저 ‘오늘의 기분’에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색이다. 그런데 곰곰이 보면, 그 색은 꽤 정확하다. 파란색을 입은 날은 무언가 차분하거나 조금 멀어지고 싶은 날, 회색을 고른 날은 말 걸지 말아달라는 은근한 신호처럼 느껴진다.우리는 종종 색을 감정의 표면처럼 사용한다. 때로는 의식적으로, 더 자주 무의식적으로. 중요한 발표가 있는 날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우울한 날 창백한 커튼을 걷는다. 단순한 기분 전환 같지만, 실은 내 감정을 통제하거나 표현하고 싶은 무의식의 움직임이다.이건 단순한 심리테스트를 넘어선다. 색은 .. 2025. 7. 14. 예술은 왜 위로가 되는가 예술은 왜 위로가 되는가예술은 어떻게 사람에게 꼭 필요한 어떤 영역이 되었을까?책에서 수없이 보았던 다빈치의 모나리자 그림을 실제로 마주한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기도 하고, 이름 없는 가수의 노래를 길에서 들었을 때 갑자기 눈물이 핑 돌기도 한다. 매일매일 우리는 예술과 함께하고 예술에게서 위로를 받는다. 예술이 없는 삶은 이제 우리에게 상상하기 힘든 일이 되었다. 1. 위로란 말보다 감각으로 오는 것“예술이 위로가 되더라.”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말하지만, 그게 정확히 어떤 감정인지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슬픈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놓이고, 무채색의 그림 앞에서 오히려 차분해진다. 무엇이 어떻게 작용한 걸까?우리가 위로를 느끼는 순간은 대개 누군가가 말 대신 옆에 있어줄 때다. 예술도 그렇다.. 2025. 7. 14. 이전 1 2 3 4 5 다음